집값 상승에 홈에퀴티 빼쓰기 급증 ‘경고등’

▶ 한도내 수시 사용 크레딧카드 개념 비슷,
2년간 21%나 늘어 금융위기 이후 최고

▶ 만기후 이자·원금 동시상환 꼭 명심해야

HELOC: 홈에퀴티 라인오브 크레딧

미국 내 지속적인 주택가격 상승으로 주택 담보대출의 일종인 ‘홈에퀴티 라인오브 크레딧’(HELOC)을 개설해 사용하는 주택소유주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평가기관 ‘무디스’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년동안 미 전역에서 HELOC 발급건수가 21%나 증가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자신이 소유한 집이 ATM 인양 집에 두둑이 쌓인 에퀴티를 담보로 무분별하게 돈을 빌려 썼던 2006년 ‘하우징 붐’(Housing Boom) 때만큼은 아니지만 금융기관들의 HELOC 발급건수가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전문가들은 일단 ‘경고등’이 켜진 것으로 보고 있다.

HELOC는 홈에퀴티 론(HEL)과는 달리 정해진 한도 내에서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다.

크레딧카드 개념과 흡사하다고 보면 된다. 대개 만기는 7~10년이고, 만기가 되면 곧바로 상환기간이 시작된다. 예를 들어 2016년 2월에 10만달러짜리 HELOC를 개설했다면 2026년까지는 정해진 금액 한도 내에서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2026년 2월 이후에는 상환기간이 시작되며 더 이상 돈을 쓸 수는 없다. 상환기간은 보통 5~20년으로 그동안 사용한 원금과 이자를 한꺼번에 갚아야 한다. 실제로 HELOC를 보유한 홈오너 중 상당수는 만기 후 원금과 이자를 동시에 갚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피터 맥날리 무디스 애널리스트는 “HELOC 발급건수가 늘면 늘수록 소비자들은 주택가격 상승으로 인한 리스크에 직면하게 된다”며 “가격이 오른 집을 지렛대로 삼아 돈을 꺼내 쓰는 것은 위험천만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집값이 많이 올랐다고 기뻐하며 HELOC를 개설해 적잖은 돈을 썼다가 재정상황이 급변, 원금과 이자를 상환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홈오너가 많다며 HELOC를 신청하기 전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많은 주택소유주들은 HELOC를 쉽게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나 실제로 이들 상품은 금융기관들이 오리지널 모기지보다 더 까다로운 심사기준을 적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티브 양 웰스파고 은행 주택융자 담당 컨설턴트는 “HELOC는 변동이자를 적용받기 때문에 연방정부가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이자율이 바로 오른다”며 “금리상승 시기에 변동금리 상품을 가지고 있는 것은 위험부담이 크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융자업계 관계자는 “HELOC를 얻어 돈을 흥청망청 쓴 후 잡을 잃거나 사업이 안 돼 원금과 이자를 갚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며 “빌려 쓴 돈을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로 찍히면 가장 소중한 집을 차압당할 수 있으므로 HELOC를 얻기 전에 상환 능력이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HELOC는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의 돈이 자주 필요할 때 개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밝혔다.

한 전문가는 “휴가, 사치품 구입 등 불필요한 지출을 위해 HELOC를 개설할 경우 십중팔구 감당하지 못할 빚을 지게 된다”며 “명확한 목표를 세운 뒤 HELOC를 신청할 것”을 부탁했다.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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