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모기지 재융자로 ‘고금리’ 학자금 대출 갚는다

모기지 재융자를 받아 학자금 대출금을 갚을 수 있는 길이 제도적으로 열렸다. 최고 두자릿수에 달하는 사설 학자금 융자 이자율을 4% 초반대의 모기지 금리로 갈아타 이자 부담을 대폭 낮출 수 있게 된 것이다.

국책 모기지 기관인 패니매는 최근 주택을 담보로 한 모기지의 재융자를 통해 확보된 자금으로 학자금 융자 잔액을 변제할 수 있도록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대졸자들이 졸업과 동시에 평균 3만달러의 학자금 융자 부담을 안고 사회생활을 시작해 학자금 대출 잔액이 최근 10년새 2배 이상 급증한 1조3,000억달러에 달하는 상황에서 나온 고육지책이다. 특히 학자금 대출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전국 850만명의 주택 오너들에게 희소식이다.

패니매는 모기지 재융자를 통한 학자금 대출 변제 방법으로 3가지를 제시했다. 우선 캐시아웃 모기지 리파이낸스 옵션을 확대했다. 대상은 학자금 대출을 받은 본인은 물론, 자녀를 위해 융자를 받은 부모나 사설 학자금 융자에 코사인한 경우 모두가 포함된다.

패니매는 지난해 하반기 온라인 렌더인 소셜파이낸스(SoFi)와 제휴해 학자금 대출 변제가 가능한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한 뒤 성과가 있다고 판단해 이번 기회에 전국 1,800여개 렌더들로 대상을 확대했다.

예를 들어, 가격이 50만달러인 주택에 현재 남은 융자가 30만달러라고 가정하면 학자금 대출 변제 재융자를 통해 40만달러를 빌려 남은 융자 30만달러를 갚고 10만달러를 현금화해 학자금 전액 또는 일부를 변제하는 방식이다.

패니매는 구체적인 금리 수준은 밝히지 않았지만 주택 오너에게 도움이 되는 경쟁력 있는 이자율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시범운영 당시 패니매는 일반 캐시아웃 재융자보다 0.25%포인트 낮은 이자율을 적용한 바 있다.

두번째로 패니매는 학자금 대출 등의 기존 채무가 있더라도 모기지 승인이 수월하도록 조치했다. 소득대비 부채비율을 따질 때 포함했던 크레딧 카드, 학자금 대출, 오토론 등의 항목을 제외키로 한 것으로 소득대비 부채비율이 떨어져 모기지 대출이 용이해지는 효과가 날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학자금 대출의 이자만 납부하는 경우에도 규제를 완화했다. 기존에 패니매는 이자만 납부하는 경우에도 월 페이먼트가 높은 경우를 우대했지만 새롭게 적용한 가이드라인을 통해서는 단순히 페이먼트가 많은 경우를 제외하고도 납부 이자가 상승하는 추세면 소득도 오르는 것으로 가정해 정상을 참작키로 했다. 패니매는 이를 통해서만 500만명 이상이 혜택을 볼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소비자 친화적인 정책 선회로 보이지만 함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무담보 융자인 학자금 대출이 집을 담보로 한 모기지 대출로 전환되는 것으로 최악의 경우는 집을 잃을 수도 있다.

전미소비자연합의 로힛 초프라 시니어 펠로우는 “안정적인 직업과 소득이 있다면 고금리 학자금 대출금을 저금리 모기지 재융자로 대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그러나 재정적으로 미래가 불투명하면 집을 담보로 모험을 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소비자법률센터도 “연방 학자금 융자는 이자만 납부하거나 상환을 연기하는 등의 소비자 보호책을 갖추고 있지만 모기지 재융자로 전환되면 이런 기득권이 사라지게 된다”며 신중하게 접근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지난달 말 기준 연방 학자금 융자를 재학생 본인이 받을 경우 금리는 3.76%, 학부모가 대신 받는 연방 플러스 론 금리는 6.31%였고 사설 학자금 융자 금리는 8% 이상, 높은 곳은 10% 이상 두자릿수를 기록한 곳도 있어 30년 만기 고정금리 모기지 상품의 이자율 4% 초반대보다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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