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확산되는 질병과 둔화되는 경제 그리고 높아지는 기대

급속도로 확산되는 2019 n-CoV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 바이러스는 이제 감염자 17,390명에 사망자는 362명을 육박하고 있습니다.

시장은 2003년 사스사태의 학습효과로 이 질병의 확산속도가 둔화되는 시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사스때의 10% 치사율보다 덜 치명적인 2%수준의 전염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문제는 전염이 되는 속도입니다.

출처: NYTimes.com

사스의 경우 11월에 발생했지만 본격적으로 맹위를 떨친것은 약 3개월이 지난 후였고 이때 WHO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역설적으로 주가는 회복을 하기 시작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경우 초기 감염자가 발견이 된지 한달이 채 안되는 시기에 이미 17,000여명을 넘어섰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급속도로 확산되는 바이러스로 인해 중국의 소비와 생산성이 곤두박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중국발 나비효과

무엇보다 중국이 글로벌 서플라이체인에 미치는 영향력은 이제 2003년 당시와는 비교할수가 없습니다.

출처: Bloomberg / 중국의 중간제품이 차지하는 국가별 수입비율

당시와는 10배가 넘게 커진 중국의 경제자체도 그렇지만 WTO가입이후 세계의 공장으로 거듭난 중국의 영향력은 이제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고 전세계 생산량의 20%가까이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미 연준은 2020년 새해 첫 FOMC회의에서 글로벌 경제의 역풍을 만들어 낼수 있는 가장 우려스러운 일로 중국의 코로나 바이러스를 들었고 당장 중국의 2020년 성장률은 하락조정이 될 것이 유력해 보입니다.

올해 약 6%를 바라보던 중국의 GDP 성장률은 관광, 레져업과 소매업 그리고 운송업의 부진으로 1분기 4.5%까지 하락이 가능할 것으로 블룸버그는 보고 있습니다.

출처: Bloomberg / 켄슬된 중국 국내 항공기 비율

중국은 이제 세계 최대 수준의 자동차와 반도체를 소비하는 국가입니다. 여기에 국제 관광에 있어 유커들의 영향력은 압도적인 수준이며 의류와 섬유의 주요 수출국이자 세계에서 소비되는 대부분의 컴퓨터와 아이폰이 생산되는 국가입니다.

문제는 이런 규모의 생산량과 소비시장을 가지고 있는 국가가 연중 최대 소비시즌의 하나인 춘절 선연휴에 전염병이 돌면서 길에 사람들이 전혀 다니지 않는 유령도시가 되어버렸다는 점입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03년 사스 당시와 비교해 글로벌 경제가 받을 수 있는 충격은 최소 3배에서 4배는 더 될것이라는 분석입니다.

현재까지 코로나 바이러스의 경제충격은 중국이 오롯이 흡수하고 있는데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당장 작년 말 5.5%의 소비성장을 기록했던 것이 이번 1분기에 절반이상 꺾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압도적인 반도체 수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격화되면서 반도체 주가는 말그대로 곤두박칠 쳐졌습니다. 전세계에서 생산되는 $470B 규모의 반도체중 중국에서 판매되거나 혹은 중국에서 조립되어 다시 세계로 나가는 수요가 50%가 넘을 정도로 압도적이기 때문입니다.

애플이 직접적으로 고용하는 고용인들만 중국에 만명이 넘고 공급망의 고용인까지 합하면 수백만명이 애플을 위해 중국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구리와 유가

중국발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확산되면서 가장 크게 피해를 입은 자산군은 구리와 유가입니다.

출처: Investing.com / S&P와 비교해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는 유가[Black]와 구리[Brown]

전세계 내구제에 안들어가는 곳이 없어 세계 경제의 선행지표로 Dr.Copper로 불리우는 구리는 올해 1월 코로나 바이러스 공포가 확대되자 보름만에 12%가 폭락하며 2015년 이후 최악의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중국의 주요산업지역이 연휴기간을 한참넘어 올스탑되자 수요의 급감을 우려하며 폭락한 것입니다. 중국은 이제 전세계 원자재 금속 수요의 절반을 차지하는 국가이기 때문입니다.

국제유가 또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출처: Bloomberg / 미국을 능가하는 중국의 석유 수입량

현재 세계 최대의 산유국으로 거듭난 미국을 대신하여 이제 글로벌 석유시장에서 가장 큰 손은 중국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중국의 석유수요가 하루에 3백만 배럴이나 하락했는데 이는 전체 소비수요의 20%나 되는 양입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이후 석유업계가 마주한 가장 큰 수준의 수요충격이자 911 테러이후 가장 단기에 받은 충격입니다. 석유시장에는 진정한 블랙스완이 출현한 셈입니다.

결국 오늘 WTI 크루드 유는 $50을 터치하며 1/6일 이후 20%의 하락세로 공식적인 베어마켓에 진입합니다.

선전하는 미국증시

이처럼 괘멸적인 경제 타격이 예상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더욱이 아직 안정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임에도 주가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보입니다.

물론 중국의 상하이 지수는 8%에 가까운 폭락세를 보였지만 현재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중국에서 가지고 가고 있다는 점에서 미뤄볼때 크게 놀랄만한 부분은 아닙니다.

다만 세계 최대의 전기차 시장으로 거듭난 중국의 상황에도 불구하고 테슬라가 여전히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인다는 점과 나스닥이 하락세를 2%내로 좁히며 선전하고 있다는 점은 놀랍습니다.

물론 중국내 수요에 대한 노출이 높은 애플과 반도체 섹터는 각각 6%와 8%에 가까운 하락세를 보이며 충격을 흡수하고 있지만 말이죠.

출처: Investing.com / 나스닥보다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는 반도체섹터 인덱스 SOX

꿈틀대는 시장의 기대

중국정부는 지난 일요일 시장의 폭락이 예상되자 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부양책으로 무려 120B 위안에 달하는 유동성을 공급할것임을 발표합니다.

다만 이는 3일 공개시장조작[OMO]의 만기가 당일 무려 1.05B위안으로 다가오자 마련한 궁여지책이었다는 점에서 시장에 실질적인 유동성을 공급하는 효과는 크게 내지 못하였습니다.

중국정부는 여기에 더해 역레포금리를 0.10% 하락조정했습니다. 이제 시장은 중국의 금리인하와 재정부양책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출처: Bloomberg / 10bp 인하한 중국의 역레포 금리

중국정부또한 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대규모 부양책과 금리인하등의 통화완화 정책을 잇따라 내놓을 가능성이 있어보입니다. 물론 중국정부의 발목을 잡는 것도 있습니다.

바로 부채입니다. 부채와의 전쟁을 하고 있는 중국정부 입장에서는 막대한 규모의 정부 부양책과 통화완화정책은 시한폭탄을 키우는 셈입니다. 특히 지금처럼 고무줄처럼 튀어오른 달러대비 위안화가 대규모 정부 부양책으로 인해 계속 가치가 하락할 경우 중국에서의 자본유출 가능성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여기에 미국에서의 환율조작에 대한 위협은 덤입니다.

출처: Investing.com / 춘절 연휴이후 개장하며 튀어오른 달러대비 위안화

위안화의 가치가 계속 하락하고 달러화가 강해지면 결국 중국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달러표시 부채는 그 규모가 올라가고 그대로 기업의 부담으로 이어집니다.

중국으로써는 2015년처럼 공격적인 부양책을 쓰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태라는 것입니다.

결국 시장의 관심은 미국의 연준에게로 돌아갑니다.

출처: CME Fedwatch

올해 기준금리 동결에 80%를 베팅하던 시장은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직후 매우 큰 변화를 보입니다. 올해 6월의 FOMC에서 시장은 이미 한번의 금리인하 가능성에 41%를 걸고 있으며 두번의 금리인하도 20%에 가까운 수치를 보이고 있습니다.

아직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경제둔화가 수치로 나온것도 없고 기업들의 이익에 문제가 생긴것도 아닌데 이미 시장은 몇달후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현재 연준은 레포시장의 개입을 줄이고 계속된 유동성 공급으로 미국 자산시장의 버블을 우려하고 있습니다만 시장은 상황이 안좋아지면 연준이 개입할 것임을 거의 100% 확신하고 있는것처럼 보입니다.

이른바 ‘파월풋’입니다. 그리고 이는 시장이 하락을 해도 곧바로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는 가장 큰 근거가 될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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