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미국 소비자물가 발표에 이목 집중…미 생산자물가, 영·독 소비자물가도 공개

전 세계 증시를 출렁이게 했던 ‘인플레이션 공포’가 이번 주 변곡점을 맞는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물가지표가 연달아 발표돼 있어서다. 지표가 시장 예상을 웃돌 경우 증시가 다시 한 번 요동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번주 美 소비자·생산자 물가 발표…英·獨 물가지표도 귀추
전 세계 시장이 14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하는 미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 CPI 상승률이 시장 전망을 뛰어넘는다면 이달 초 임금인상률 발표로 촉발된 인플레이션 우려가 증폭되며 시장에 악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1월 CPI 상승률 및 식품·에너지 제외 CPI(핵심 CPI) 상승률을 각각 전월대비 0.3%, 0.2%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핵심 CPI는 이미 전달에도 전망을 상회하며 미 국채 금리 상승을 이끌었다. 가뜩이나 인플레이션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이번에도 전망을 웃돌면 투자심리에 미치는 영향이 더 확대될 전망이다. 하루 뒤인 15일 발표되는 미 생산자물가지수(PPI) 까지 함께 예상을 상회하면 그 파장은 더 커질 수 있다.
제이슨 웨어 알비온파이낸셜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미 CPI가 예상을 크게 웃돈다면 추가적인 불확실성을 낳을 테지만 예상을 밑돈다면 금리가 하락하면서 증시가 랠리를 펼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 물가지표도 변수다. 13일 영국, 14일 독일의 CPI 발표가 연달아 예정돼 있어서다. 영란은행(BoE)의 긴축 기조 강화가 지난주 시장을 긴장시켰던 만큼 영국 물가지표가 투자심리에 미치는 영향이 이전보다 클 수 있다는 전망이다.
아울러 최근 들어 미국과 유럽 국채 금리가 부쩍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만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최대 경제국인 독일 물가지표가 독일 국채금리를 통해 미국과 전세계 시장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임금 지표서 시작된 인플레이션 공포…증시 다시 뒤흔들지 주목
시장이 물가지표에 주목하는 건 지난주 발생했던 글로벌 증시 투매가 인플레이션 공포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2일 발표된 미국의 1월 시간당 임금증가율이 시장 기대를 웃돌며 2009년 6월 후 최고로 치솟았던 게 발단이었다.
지난 2일 발표는 노동시장의 유휴자원 축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내내 정체돼왔던 임금이 본격적으로 오르면서 전반적인 물가 상승이 가팔라질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됐다. 그리고 이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에 더 공격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전망으로 이어졌다.
미국 세제개편의 일환인 대규모 감세도 인플레이션 공포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작용했다. 감세가 임금인상으로 이어지되, 생산성 제고가 뒤따라주지 않는 경제성장을 낳을 경우 증시에 악재가 되는 형태의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
크리스 이고 악사 투자운용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 기업들은 세제개편으로 임금 인상을 보장받았고 노동시장의 유휴자원 감소가 일부 임금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은 연준의 금리 정상화를 압박한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인플레이션 기대가 커지면 채권 금리가 오른다. 이렇게 되면 채권 금리 상승이 주식의 투자 매력을 떨어트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0년간 이어진 증시 랠리에 제동을 걸 수 있다. 일각에서 지난주 시장 움직임을 채권과 주식 시장간 재균형화의 시작으로 보는 이유도 이때문이다.
글로벌 증시가 수년간 랠리를 펼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경기부양을 위해 초저금리를 유지하며 채권의 투자수익률이 떨어지며 주식의 투자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좋아져서인데 이 요인이 제거되는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이다.
투자자문사 퀘스트파트너의 니골 코울라잔 최고경영자는 “단기적으로 채권 시장이 증시에 주요 변수인 만큼 투자자들이 채권 시장을 매우 면밀하게 주시해야 한다”며 “(채권시장에서의) 아주 작은 이벤트도 시장에서 큰 사태를 촉발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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