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플랜 융자는 최후의 수단으로 고민해야

이자 싸고 상환도 자신에게 하는 장점에도
융자를 갚기 전까지는 추가적립 할 수 없고

융자만큼의 시장 수익 포텐셜 포기하는 셈
상환 못 하면 인출금으로 간주 페널티 부과

많은 직장인이 401(k) 융자 옵션을 두고 고민할 때가 있다. 집을 살 때나 이런저런 상황으로 인해 급전이 필요할 때 은퇴플랜의 자금은 유용하게 쓰이기도 한다. 401(k)의 경우 가입자의 20% 정도가 은퇴플랜이 주는 융자 옵션을 활용한다. 평균 융자액은 자산의 11% 정도.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이는 일반적으로 현명한 선택은 아니다.

401(k)를 포함 사업주들의 펜션 등 유사 은퇴플랜들 역시 융자 옵션이 있다. 상황에 따라 요긴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옹호하는 이유로 은퇴플랜이 주는 이자가 일반 상용 이자보다 낮기 때문에 더 싸게 빌리는 것이라는 점을 든다. 융자상환도 결국 자기 자신에게 갚는 것이고 이자도 자기 자신에게 갚는 것이기 때문에 좋다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은퇴플랜에서 자금을 빼 쓰는 것은 여전히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저축할 수 없다 = 은퇴플랜에서 돈을 빌리면 많은 플랜이 융자액을 다 상환하기 전까지는 추가 적립을 못 하게 할 수 있다.

계속 적립을 허락하는 조항이 있는 플랜이라도 현실적으로 추가 적립은 힘들 수 있다. 융자 상환을 하면서 추가 적립을 계속하는 것은 그만큼 경제적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퇴플랜 본래의 목적이 미래를 위해 저축하는 것이라는 점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것을 미리 쓰는 것은 본래 목적에서 벗어나는 것인 셈이다.

추가 적립을 하지 못한다는 것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융자한 만큼 시장의 수익 포텐셜을 포기한다는 점이다.

추가 적립하지 못하는 부분도 투자수익 포텐셜에서 제외되기는 마찬가지다.

상대적인 저금리는 놓치고 있는 수익률의 측면에선 별반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보통 은퇴플랜 융자는 이자도 낮고 결국 자기 자신에게 상환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비용이 없는 융자라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인식은 ‘기회비용’을 생각지 못한 것이다. 해당 은퇴계좌가 특정 연도에 8% 수익이 났다면 실제 융자 이자는 8%라고 볼 수 있다.

융자한 부분에 대해서는 그만큼 못 번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결코 싼 융자라고 볼 수 없을 것이다.

세금 문제도 빠져 있다. 융자 상환은 결국 세금 낸 돈으로 하는 것이다. 적립금은 소득으로 잡히지 않고 사전 공제되는 것이라는 점은 누구나 아는 각종 은퇴플랜들의 세제혜택이다.

그러나 상환할 때 쓰는 돈은 세금을 내는 돈이다. 25% 세율이면 100달러를 벌어도 융자를 갚는 데 쓸 수 있는 돈은 사실 75달러다. 그리고 이는 나중에 인출할 때 다시 세금을 내야 하는 돈이다. 이중 과세가 되는 셈이다.

시간이 적이다 = 은퇴투자와 같은 장기투자는 시간을 친구 삼는 것이다. 연수익률이 8% 정도가 나면 자금이 두 배로 불어나는데 9년 정도가 걸린다.

401(k) 플랜들 대부분은 최소한 5년까지 상환기간을 준다. 중요하고 충분히 의미 있는 구매로 볼 수 있는 내집마련을 위한 융자라고 해도 시간 손해는 크다. 융자를 되갚는 기간만큼 자금을 두 배로 불릴 기회를 버렸고 그 기간 제외된 추가 적립분과 수익 포텐셜을 감안하면 실질적 손해는 훨씬 크다고 볼 수 있다.

상황이 나빠지면 = 경제상황이 나빠져서 혹시 융자상환이 어려워지면 해당 융자액은 인출금으로 간주한다.

만약 59.5세 이전이라면 이는 융자액 전체가 소득으로 잡혀서 세금을 내야할 뿐 아니라 추가 10% 페널티까지 물게 된다. 예외 조항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 상황에서는 그만큼 문제가 커질 수 있다.

또 직장을 그만두거나 다른 곳에 더 나은 자리가 생겨 직장을 옮길 때도 이 융자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직장을 그만둘 때 은퇴플랜의 융자가 남아 있으면 이를 60일 안에 갚아야 한다. 기간 내 상환하지 못하면 역시 남은 융자는 인출한 것이 되고 세금과 페널티가 붙는다. 그만큼 ‘기회비용’으로 인한 손실이 배가되는 것이다.

정말 필요할 때 = 은퇴플랜에 융자를 고려하는 것은 말 그래도 최후의 수단이 되어야 한다. 여행을 간다거나 이자가 높은 다른 융자를 갚기 위해 은퇴플랜의 돈을 빌려 쓴다면 정말 필요할 때는 돈이 없을 수 있다. 단지 이자가 낮고 자신에게 상환하는 것이라는 단순한 계산법만으로 은퇴플랜 융자를 쉽게 생각해선 안 될 것이다.

무슨 이유에서건 은퇴플랜에서 빌려야 하는 상황이 왔다면 경계할 상황이라는 신호일 수 있다. 실제 여력을 넘어서는 생활을 하거나 하려 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상황이라면 지출패턴을 심각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은퇴플랜에서 융자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한 번쯤 멈춰 생각해보는 것이 좋다.

정말 필요한 것인가. 모든 다른 수단들을 다 동원해보았는가. 꼭 필요한 지출을 위한 최후의 수단인가를 먼저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 돈을 빼 쓸 때는 늘 이를 다시 채워넣는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실제로 그렇게 되는 경우는 현실적으로 극히 드물고 어렵다. 그냥 둘 수 있다면 끝까지 본래의 목적에 맞게 두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켄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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