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국경장벽 건설비 예산 충당”
▶ 모든 대미무역 흑자국에 확대 가능성
불법 이민자 차단을 위해 멕시코 국경에 장벽 건설을 천명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가 멕시코로부터 수입되는 모든 물품에 대해 20%의 관세를 물려 장벽 건설 예산에 충당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션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26일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모든 물품에 대해 20%의 세금을 부과, 장벽 건설 비용을 충당할 것”이며 “20% 관세 부과로 미국은 1년에 100억 달러의 수입을 확보할 수 있어 이것만으로도 비용을 충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LA 타임스는 이날 트럼프 행정부의 이같은 복안이 미국내 수출품이 아닌 수입품에 세금을 매겨 세수를 올리고 대신 기업 법인세는 깎아주는 방향으로 세금 제도를 대폭 개편하는 공화당의 계획과 맞물려 있다며, ‘국경세’ 성격의 수입품 관세가 멕시코 뿐만이 아니라 미국에 대해 무역 흑자를 내고 있는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시행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방안에 실현될 경우 미국의 최대 무역수지 적자 대상국가인 중국을 포함해 독일, 일본, 한국 등에서 수입하는 물품들에도 영향을 미치게 돼 전 세계 무역질서와 경제에 큰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또 이같은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는 그 부담이 궁극적으로 미국내 소비자들에게로 전가될 것이 불을 보듯 뻔 해,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에 대한 비용 부담을 결국 미국인들이 지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에 따르면 지난 2015년 한 해 동안 멕시코의 미국 수출액은 3,164억 달러이며, 반대로 미국의 멕시코 수출은 2,672억달러로 미국의 대 멕시코 무역 적자는 500억 달러 수준이다.
이와 관련해 스파이서 대변인은 “상하원과 긴밀히 접촉해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이는 분명히 자금을 확보하는 동시에 미국의 납세자를 존중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를 시작으로 미국과의 교역에서 손해를 보는 모든 국가에 관세를 매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같은 국경세와 관련한 정책이 “당장은 멕시코에 집중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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