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세 도입땐 차 가격 최고 수만달러 껑충

▶ 재규어·랜드로버 1만7,200달러 인상예상

▶ 현대 2,700·포드 282달러… 평균 2,500달러↑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국경세(border tax)가 현실화될 경우 소비자들이 부담할 새차 가격이 적게는 수백달러에서 많게는 2만달러 가까이 오를 전망이다. 현대·기아차도 예외가 아니어서 2,700달러 가량 가격이 오를 것으로 추산됐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중인 국경세는 주로 멕시코산 제품을 겨냥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캐나다나 유럽, 일본과 한국 등 해외에서 생산된 모든 완성차와 차량 부품까지 포함하는 포괄적인 국경 관세(border tariff)로 확대되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같은 가격 상승 전망은 시카고에 있는 리서치 회사인 바움 앤 어소시에이츠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의 내용으로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에 모습을 드러낼 국경세 초안의 내용을 추측해 분석한 것이다. 기준으로 삼은 수입품의 관세율은 50% 미만이고 자동차 메이커 별로 미국에서 판매되는 완성차의 원산지를 일일이 따져서 계산됐다.

이를 바탕으로 가장 많이 가격이 오를 자동차는 재규어와 랜드로버가 지목됐는데 새차 가격이 현재보다 무려 1만7,200달러나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바움 측은 “부품 하나 미국에서 만들어지는 게 없는 럭셔리 브랜드이기 때문”이라며 “미국 내 판매량도 많지 않아 생산 공장을 지을 일이 없어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이 이행될 경우, 가격인상 압력에 고스란히 노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뒤를 이어서는 볼보와 폭스바겐으로 각각 7,600달러와 6,800달러씩 신차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점쳐졌다. 여기에 미쓰비시가 약 6,000달러, 메르세데스 벤츠가 4,100달러, BMW는 3,700달러, 현대·기아차 2,700달러, 도요타 2,650달러, 크라이슬러 1,700달러, 혼다 1,300달러 등으로 소비자 부담이 증대될 것으로 예측됐다.

국경세가 국내 자동차 산업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추진되고 있지만 미국산 자동차의 가격 인상도 피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품이 해외에서 수입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상승폭이 크지는 않았지만 GM과 포드가 각각 995달러와 282달러 가격이 오르며 전기자동차 테슬라는 유일하게 제로(0)로 관측됐다.

예상대로 미국 내 판매되는 완성차 부품의 60% 이상을 미국에서 자급자족하는 GM, 크라이슬러, 혼다, 포드와 테슬라의 가격 인상폭이 상대적으로 낮았는데 이중 82% 이상 미국산을 고집하는 포드는 282달러로 가장 낮았고, 100% 캘리포니아에서 생산하는 테슬라는 국경세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이런 가격 인상이 국경세 도입 이후 즉각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바움 앤 어소시에이츠의 앨런 바움 설립자는 “자동차 회사들 입장에서 가격인상 요인이 생겼다는 의미일 뿐 당장 수천달러씩 판매 가격을 인상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최종안이 나오면 분석을 통해 가격 정책을 펼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UBS증권은 이와 별개로 국경세 도입 시 신차 가격은 평균 8%, 가격으로 환산하면 2,500달러 가량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이런 가격 인상 요인은 연간 200만대의 신차 판매를 가로막을 초대형 악재로 UBS는 국경세법이 하원에서는 통과해도 상원에서는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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