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인플레이션을 맞이하는 시장

인플레이션을 맞이하는 시장

미국 경제에 인플레이션의 조짐이 점점 더 강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 주 발표된 1월의 소매판매는 7개월만에 가장 강력한 상승세를 보이며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물론 연말도 아닌 1월초에 소매판매가 급등한데에는 1월 지급된 1인당 $600에 달하던 코로나 경기지원금의 영향이 막대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향후 물가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생산자 물가가 벌써부터 치솟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생산자 물가는 도매물가[Wholesale Price]라고도 하며 최종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물가가 아닌 재화를 생산하는 기업들의 생산가를 보여주기 때문에 소비자물가를 선행하는 물가지표로 인식이 됩니다.

지난주 발표된 1월의 생산자가격지수[PPI]는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습니다.

여기에는 최근 자산시장 전반에서 보이고 있는 원자재 가격의 상승과 더불어 헬스케어 서비스 관련 금액의 상승세가 주도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서비스 관련 물가의 상승세는 에너지등을 제외한 핵심 인플레이션에 대한 전망이 연준의 예상보다 더 빨라 질 수 있음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소매판매와 생산자가격지수의 놀라운 상승세

출처: Bloomberg

경기회복 기대를 반영하는 채권시장

사실 최근 물가상승세는 전반적으로 주목할 만합니다.

미국 주택가격은 목재값의 급속도로 빠른 상승세와 더불어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며 2014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목재 가격과 기타 건축 자재비용이 작년 1월에 비교해 10.4%[목재값은 70%]나 증가하며 사상최대폭의 상승세를 기록했고 이는 그렇지 않아도 높은 주택가격에 굉장한 압력을 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제조업도 2018년 1월 이후 가장 빠르게 부품가격이 높아지고 있을정도로 물가 상승압력은 강합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스몰 비지니스가 무너지고 실업자가 여전히 일주일에 백만명 가까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만으로 이렇게 가격이 오르는 것이 이해하기 어렵기도 하지만 그만큼 정부가 팬데믹 기간동안 쏟아부은 돈의 양은 무서울정도로 많습니다.

미 정부의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합한 총 부채의 합은 이제 GDP의 130%를 넘고 있으며 이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막대한 부채의 짐을 짊어진 이후 처음있는 일입니다.

여기에 바이든 행정부가 약속한 $2조 달러에 달하는 추가 경기부양책 공약은 자산시장에 경기가 실제로 회복되기도 전부터 물가를 끌어올리는 기폭제가 되고 있습니다.

정부부채 대비 통화유통속도 추이

출처: FRED

2009년 금융위기 이후, 미 정부의 부채는 경기침체에 대응하는 완화적인 통화정책에 힘입어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쏟아부은 화폐의 양과 비교하여 통화유통속도는 따라 오르지 않았고 이는 만성적인 저금리시대의 디플레이션에 가까운 저물가 시대를 10여년이 넘게 만들었습니다.

이른바 중앙은행이 시중에 화폐를 공급해도 통화가 시중에 돌지않고 머물러 있는 ‘유동성의 함정‘에 걸린것입니다.

그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일단 낮은 가격에 물건을 내보내 전세계에 디플레를 수출한다는 말까지 들었던 중국의 세계화와 완전고용에도 불구하고 파트타임과 계약직 노동자의 증가로 인한 저임금의 유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중국의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중국 내부의 물가와 생산자가격도 오르고 있고 바이든 행정부는 5년내로 최저임금을 현재의 두배가 넘게 올리는 시간당 $15의 최저임금 인상안을 추진중에 있습니다.

물론 팬데믹 기간동안 전세계가 쏟아부은 어마어마한 규모의 유동성을 빼놓을수 없습니다. 이 때문일까요? 작년 3분기부터 하락세를 보이던 통화유통속도는 반등을 보이기 시작했고 물가또한 이에 반응하기 시작했습니다.

리플레이션을 대비하는 시장

오랜 디플레이션 시대를 끝내려 정부가 막대한 유동성을 시중에 퍼부어 인플레이션을 만들어 내는 과정을 리플레이션이라 합니다.

팬데믹 이후, 오랜 저물가시대를 초래했던 여러 악재들이 한꺼번에 꼬였던 실타래가 풀리면서 자산시장은 이번에야말로 인플레이션이 올것이라는 기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미래 물가상승에 대한 가능성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역시 자산시장입니다.

수익률이 고정되어 있는 채권 투자자들에게 있어 인플레이션은 미래의 수익을 빼앗아 가는 나쁜 소식입니다.

향후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수 있는 환경에 연준마저 2% 수준의 목표물가제를 초과하는 것을 용인하는 정책으로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을 천명하자 채권시장의 참가자들은 채권에서 점점 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기폭제가 된것이 예방율 90%의 백신의 등장입니다. 그리고 채권 가격의 하락세는 수익률의 상승으로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역사적으로 리플레이션의 시기에는 주식시장은 상승하고 채권시장의 약세로 국채 수익률은 상승합니다.

다우지수와 10년물 국채 수익률로 보는 경기순환주기

출처: FSInsight

10년물 이상의 장기 국채 수익률은 시중 은행에서 벤치마크로 통용되는 시장금리로 모기지등 주요 금리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채권에서 멀어져 위험자산인 주식으로 갈수록 자산시장의 상승세는 가팔라지고 물가상승 압박은 거세집니다.

결과적으로 이는 시장금리의 상승세를 촉발하고 물가가 뜨거워질수록 과열되는 경기를 식히기 위한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상승압박은 강해집니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린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시중에 내보내는 돈의 양을 조절하는 것으로 화폐의 값어치를 올리는 행위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는 막대한 유동성 공급과 이에 대한 기대만으로 상승을 유지하고 있는 지금의 주식시장에는 가장 큰 위협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수익도 없이 저금리에 돈을 빌려 성장을 만들어가는 성장주들에게는 더욱 큰 리스크입니다.

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현금을 창출하지 못하고 수익이 없는 이들 기업들에게는 이자로 막대한 지출을 해야한다는 의미이고 이는 수입과 성장의 둔화를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물가가 오르는 인플레이션의 시대에 가장 강한 자산은 에너지입니다. 1972년 이후 높게 지속되던 인플레이션 시대 속에서 에너지 섹터는 평균적으로 S&P500의 수익률 중간값을 14% 포인트가량 초과했습니다.

또한 높아지는 금리에 대응할 수 있는 재정적으로 튼튼한 기업이 살아남습니다. 특히 수익에 비해 지출은 작게 고정 유지되어있는 영업 레버리지가 높은 기업은 더 강한 모습을 보이기 마련입니다.

이는 지난 11월 국채 수익률의 상승세 속에 가치주로의 대전환을 만들어낸 이후의 시장상황을 보면 확연히 드러납니다.

영업레버리지가 높은 기업 vs 낮은 기업의 수익률

물론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있고 경기 순환에 따라 수익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가치주들은 인플레이션의 경우 시장수익을 상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가상승에 수혜를 받는 원자재 섹터또한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위험자산속의 안전자산이라 할 수 있는 고배당주는 채권이 하락하는 시기에는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습니다.

인플레이션 헷지를 할 수 있는 자산으로 전통적으로 금이 가장 선호가 되는 투자처가 된것이 사실입니다만 최근에는 디지털 금인 비트코인이 화폐가치의 하락에 더 민감하게 반응을 하고 있어 주목해야 할 자산으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최근 주식시장의 판도 변화에는 이러한 물가상승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국채 수익률의 급등으로 나타나고 있고 이는 그동안 저금리 환경에 무서운 성장세를 보여온 기술 성장주들에게 큰 리스크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반대로 그동안 철저히 소외되어왔던 에너지 섹터와 경기 순환주, 재정이 튼튼하고 저평가되었던 가치주및 고배당주들은 확연히 빛나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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