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분석] 북미협상으로 보는 트럼프 거래의 기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한겨레> 자료사진

본 Article은 투자 애널리스트인 박정훈님의 허락하에 게재합니다.

 

안녕하세요 박정훈입니다.

트럼프의 협상 방식을 보고 문뜩 생각이 드는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매우 애청하는 히스토리의 ‘전당포 사나이들’입니다.

여기에 나오는 대머리 전당포 주인 아저씨는 본격적인 밸류를 측정하기 전까지는 손님이 가져온 상품을 훈훈하게 평가해주고 손님과의 관계를 훈훈하게 가져 옵니다.

그리고 본격적인 감정이 시작되고 흥정이 시작되면 본래 가치에서 반절을 확 깍아 버립니다. 손님이 급하면 울며 겨자 먹기로 약간의 윗 돈을 붙여서 팔 수도 있는 거고 급하지 않거나 딴 목적이 있다면 흥정을 포기하고 나가버립니다.

내용은 정말 간단하지만 주인장 아저씨의 말빨과 표정 연기 그리고 자신은 급하지 않다라는 제스처는 정말 재밌습니다. 그리고 말 몇 마디로 가치를 확 깍아 버리는 과정도 매우 재밌습니다.

 

 

미국 식 협상은 이처럼 열린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트럼프는 이러한 열린 협상의 귀재이고 업계에서도 가장 극단적이고 사기꾼과 양아치가 넘치는 부동산 개발과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승리하여 부를 쥔 사람입니다.

전형적인 정치인은 자신을 지지하는 지지층과 이데올로기에 따라 목표가 있고 그 판에 따라 움직입니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예측이 쉽습니다. 공약을 건다 하더라도 이해 관계에 따라 그 공약을 바로 파기할 수도 있습니다. 이미 판은 정해져 있고 거기서 협상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극단적인 변화는 어려운 것이죠.

 

하지만 트럼프는 철저한 협상가이며 정해진 판에서 활동하는 것보다 이기는 판을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한 사람입니다.

대선의 경우만 보더라도 자신의 당선도 큰 연줄과 지지해주는 정치 파벌 없이 자신의 신념과 말 빨 로만 승리하였습니다.

그가 누구보다도 막 나갈 수 있고 기성 정치인이 못한 걸 할 수 있던 것은 자신은 남의 이해관계에 크게 묶여있지 않고 이에 따라 자신이 원하는 판을 짤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남들이 말 뿐 일 것이라고 말한 공약을 현재 거의 대부분을 적극적으로 실천했거나 실천 중입니다. 이런 행위는 기존 정치인들을 생각하면 신선한 거죠. 이치에 맞든 옳든 틀리든 말한 대로 실천하는 정치인은 별로 못 본 것 같습니다.

 

이번 북한 문제도 그렇습니다.

전에 글에서 말씀 드린 것처럼 미국과 북한은 이해관계가 너무 상이하였습니다.

트럼프는 협상을 해놓고 핵을 완전히 제거 못하면 과거 이란 핵협상 ,북미 핵 협상과 다를 바 없다는 비난을 들을 것이고 북한은 자신이 핵이 뺏기면 다른 독재재와 마찬가지로 끔살 당할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그래서 과거 기존 정치 역사를 보면 민주당은 지정학적 분쟁을 기피하기 위해 북한을 함부로 압박하지 못하였고, 공화당은 자신의 주 지지층인 보수와 네오콘들의 지지를 위해 북한을 압박을 했지만 유연한 협상은 불가능 하였습니다. 거기에 수많은 이해관계 때문에 장관들끼리 의사 결정하는 것도 너무 느렸죠. 민주주의의 장점이자 단점 입니다.

 

하지만 트럼프는 기존의 양당 정치를 무시하고 자신이 원하는 판을 짤 수 있습니다

이유는 트럼프는 양당에 소속된 주요 정치 파벌도 없고 메이저 언론과 기업들 거물 정치인들은 트럼프를 경멸하는 상황에서 세치 혀와 패기 만으로 당선된 사람입니다.

대체적으로 크게 빚 진 게 없고 국민이 지지한 것도 공화당이나 민주당을 지지한 것이 아닌 미국 역사상 전례가 없게 트럼프라는 사람만 보고 뽑았습니다.

그래서 당선 후에 금융, 경제, 군사를 사실상 자신이 혼자 휘두르면서도 탄핵을 안 당하는 것도 트럼프의 지지 배경이 크게 작용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관료도 과거 기성정치인과 다르게 보은 인사가 아닌 어짜피 자신의 힘으로 일당백으로 당선 됬으니 자신이 당장 원하는 스탠스의 관료를 임명하고 자신이 스탠스를 바뀌면 관료가 뭐라 하든 목을 쳐버립니다.

 

연준 ,CIA, FBI,등을 이렇게 혼자서 쥐고 흔들고 맘에 안 들면 수장을 짤라 버리는 케이스는 들어 본적이 없습니다.

금리와 환율은 유대 자본의 영역이고 미국 대통령이 발언 하는건 금기시 되었지만 트럼프는 이에 아랑곳 하지 않습니다. 현재 금융시장은 트럼프가 한마디 할 때 마다 출렁이는 상황입니다.

사실 트레이딩 하는 입장에서는 매우 피곤한 대통령인거죠. 불확실성을 일부러 만드는 대통령이기 때문입니다.

 

 

북한 문제도 마찬가지 입니다.

북한은 미국 전문가들 대부분이 말했듯 진정으로 핵포기와 개방을 목적으로 협상을 제의 할 가능성은 적었다고 생각합니다. 쭉 말씀 드렸지만 핵 포기는 북 정권의 장기적 붕괴 가능성이 너무 커 완전 포기는 힘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트럼프는 역대 민주당 정권보다도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하면서 북한이 오늘 자 담화문에도 말했듯 과거 정치인과 다르게 빠른 속도로 진전을 보입니다.

그러면서도 협상에 임하는 관료는 볼튼(AKA 공산주의 킬러, 과거 레이건 정부 소련 협상 공신), 폼페이오(CIA국장이자 초 강경론자) 메티스(AKA 미친개)를 내세워 핵 완전 제거를 말했습니다. 동시에 중국을 미국과의 교역을 빌미로 강력하게 압박하였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과거 정부와 다르게 정말 빠른 속도로 가능하였고 합의 과정이 없었습니다.

 

사실 여기까지는 북한도 예상하고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완전히 예상은 힘들었지만 트럼프의 공약과 해결 방법은 중국인 것은 자명했고 트럼프도 북한의 핵 완전 폐기가 얼마나 힘들지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죠.

하지만 하나 오인 한 것은 트럼프는 작은 틀 안에서는 예측 불가능하기 원한다는 것입니다.

분명히 트럼프도 경선 승리를 위해 북한 협상이 필요했고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빠른 협상 진전 속도를 보였습니다.

북한은 이러한 속도를 견딜 수도 없었고 트럼프가 짜놓은 판에서 자신이 주도권을 가져가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북한의 흔히 말하는 벼랑 끝 외교와 어깃장을 펼치면서 동시에 인질 석방과 풍계리 폭파 ‘쇼’를 진행 합니다. 쇼라고 말씀 드린 이유는 이미 북한은 추가 핵 실험은 크게 필요하지 않고 중요한 건 대륙간 탄도 미사일 개발과 SLBM 기술 발전으로 미국 본토 타격 능력이기 때문입니다. 그나마도 갱도 전부를 폭파한 것도 아니더군요.

 

트럼프는 판을 부셔버렸습니다. 동시에 관계를 회복할 기회는 주면서요. 사실상 최후통첩이나 비슷한 거라 인제 트럼프는 크게 할 일이 없을 것 같습니다.

강력한 밀당이다라고 말씀하시는 분도 있던 것 같습니다. 뭐 그럴 가능성도 크지만 트럼프는 자신의 언행에 무게가 중요하기 때문에 안 하기로 했으면 왠만하면 안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협상에서 신뢰는 자신이 선의로 한 약속을 지키는 것도 있지만 상대방이 불이익을 줬을 때 반드시 보복하고 보복한다 했으면 반드시 보복하는 것도 엄청난 신뢰감을 줍니다.

어렸을 때 자기 감정에 따라 어쩔땐 혼내고 어쩔땐 안 혼내는 학교 선생님이 있다면 짜증나겠죠? 차라리 악당 같은 선생이라도 자기가 말한 건 지키는 사람이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선생님이 잘해주면 더 기분 좋습니다.

만일 북한이 미국이 만족할 정도의 태도를 가지고 접근하지 않는 다면 미국은 현재 협상 판을 깰 의지는 분명히 있을 거라고 봅니다. 여기서 미국이 물러나면 당연히 비웃을 살 것이고 상대방의 어깃장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니까요.

 

트럼프를 기성 정치인처럼 복잡하게 해석하고 이것저것 추측하거나 예측 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저는 오히려 단순하게 보고 그의 말을 그냥 신뢰 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고 봅니다.

다만 이해관계는 보통 자명한 편이고 사실 결과는 이해관계에 따라 결정 될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중간에 잡음은 있겠지만 하나 하나 집중하기 보다는 흐름만 파악 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 같아요. 현재 트럼프는 밀당에서 북한을 확 밀어 버린 셈이고 만약에 북한이 접근하지 않는 다면 현재 제재를 계속 진행 할 것 입니다. 사실 여기서 더 이상 제재를 진행하기도 힘들고 양국의 화해 무드에서도 철저한 감시와 제3자 원조에 대한 감시는 매우 철저했습니다.

더 이상의 카드를 꺼내기 보단 북한의 반응을 관찰 하겠죠. 전형적인 길들이기 입니다.

 

북한 입장에서는 자신의 위신도 있고 CVID에 대한 저항감 때문에 크게 접근은 힘들겠지만 일단 협상을 진행하려는 태도는 보이고 있습니다.

당장에 제재를 풀어야 되는 급박감도 있고 유사시에 협상이 완전 파기 될 경우 자신은 노력했다는 명분을 찾고 싶어 하겠죠. 진정으로 협상을 임할 것인지는 좀더 지켜 봐야 될 것입니다.

북한도 마찬가지만 이해하고 예측하는 게 큰 의미는 없다고 봅니다. 큰 틀에서야 이해관계가 있으니 오히려 결론 도출은 어떻게든 근거를 가지고 추축이 가능하지만 북한도 기본적으로 불확실성을 만들어 협상을 이끌어가는 협상 스타일이다 보니 예측이 무의미 한 것 같습니다.

불확실성에 기회가 있는 건 사실이고 잃을게 없는 북한은 선택이 자유롭습니다.

 

 

다만 시나리오를 만드는 건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거기에 따라서 우리는 각각의 시나리오 따라 대처를 하면 되니까요.

주식도 마찬가지 같습니다. 한 섹터나 종목에 상방이나 하방에 베팅하는건 쥐약이라고 배웠습니다. 정치든 금융이든 상위 0.1%가 주도하기 때문에 시장을 지배하는 것보다 대처하는게 적절하다고 봅니다.

 

1. 북한이 적당히 대화를 시도하는 척 하고 결론적으로 협상이 파기 된다면

(1) 트럼프는 지속적으로 제재를 하며 북한을 압박하고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다시 부각 시킬 수 도 있다고 봅니다. 다만 계속 북한에 시간을 준다면 본토 타격 기술이 날로 발전 할 것이고 이는 리스크기 때문에 대화가 됐든, 군사 타격이 됐든 무언가 시도 할 것 같습니다. 저는 중국에 대한 더욱 강력한 압박 카드가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트럼프는 과거 80년대부터 말했듯 미국의 외국 분쟁 직접 개입을 매우 싫어합니다. 미국의 재정적자를 가속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미국의 재정 수지가 적자폭이 커지고 있어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분쟁이 미국과 연관 돼있다 하더라도 주변국에 책임을 전가하려는 모습을 보였죠. 가능성은 이게 더 크겠네요.

(2) 한반도 손절 가능성: 가능성이 크지는 않지만 한반도를 수호하는 비용이 한국과의 ‘상징’적인 동맹의 가치와 중국에 대한 견제 기능보다 커진다면 장사꾼인 트럼프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발이야 있겠지만 명분을 잘 만드는 건 트럼프가 워낙 잘합니다. 게다가 최근 중국과의 교역이 커진 한국이 중국에 대한 견제 기능이 약화 된 건 사실입니다. 물론 미국 기성 정치에서 반발이 매우 커질 것이고 결과적으로 한번도 전장에서 중국에 패배한 것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에 가능성은 매우 저조합니다.

 

2. 북한이 재제 해제를 위해 저자세로 나와서 북미 협상 재게

(1) 완전 비핵화나 ‘빠른’ 단계적 비핵화 
솔직히 북한이 이걸 너무 싫어하기 때문에 가능성은 적다고 봅니다만, 협상 상대가 트럼프와 김정은이다 보니 어떠한 신의 한 수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반도 손절과 빅딜 할 수도 있는데 이렇게 되면 한국에는 최악의 상황이 오겠죠.

(2) 단계적 비핵화
시간을 두고 당근 던져주면 북한이 핵 관련 무기를 포기하는 식입니다. 이건 가능성이 제로라고 봅니다. 트럼프의 언행에 따르면 이런식의 협상은 최악이라고 보았고 그래서 이란과의 핵 협상을 파기하였습니다. CVID를 주장한 것도 이러한 배경이구요.

(3) 협상 재 파기 
가능성이 제일 크다고 봅니다. 결국 북한은 시간을 끌고 싶고 미국은 협상을 하고 싶어 하겠지만 트럼프는 어중간한 협상은 도출 안 할 것이라고 봅니다. 무언가 빅딜이 있지 않다면요. 그리고 중국을 압박하여 북한을 포기하게 하거나 북한만을 크게 압박하여 포기를 이끌어 낼 확률이 있다고 봅니다.

 

3. 군사 행동 

가능성이 제일 적습니다. 이유는 트럼프는 타국에서의 군사활동으로 촉진 되는 재정적자를 싫어하기 때문입니다.

 

금융시장에는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태초에 외국 자본은 한국의 협상 가능성을 크게 보지 않았습니다. 기계,토건의 섹터와 한국 채권 흐름만 보더라도 외국인의 순매도가 이어 졌습니다. 큰 추세로 보았을 때 그렇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봤던 것이죠.

오늘만 보더라도 반도체,IT,헬스케어 등 한국을 대표하는 섹터에 돈이 몰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선물도 순매수 추세를 보였구요. 그래서 지수를 보고 거래하시거나 포트 관리를 하시는 분은 대북 협상에 크게 영향을 안받고 실증적인 추세를 보시는 게 맞을 것 같네요.

Jung Hun Park Economic Analyst

at 토마토 투자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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