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물 2.7% 4년만에 최고…다우지수 이틀연속 급락
증시 일시조정 가능성
올해 들어 최고치 행진을 이어왔던 미국 증시가 국채금리 급상승과 함께 이틀 연속 급락했다. 올해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 예고된 만큼 금리발 ‘증시 탠트럼(일시적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국 3대 증시는 30일(현지시간)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62.59포인트(1.37%) 내린 2만6076.89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일간 하락률이다. 다우지수는 전날에도 0.67% 하락한 바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1.1포인트(1.09%) 낮은 2822.4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64.03포인트(0.86%) 떨어진 7402.48에 장을 마감했다.
미국 장기 국채금리 상승세가 증시 발목을 잡았다. 이날 미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전날보다 0.03%포인트 상승한 2.725%에 장을 마감해 2014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날 2.7% 고지에 오른 데 이어 이틀 연속 상승했다.
채권금리 상승은 일반적으로 주가에 악재로 작용한다. 위험선호도가 낮은 투자자들이 높아진 국채의 수익률(금리)을 노리고 주식에서 국채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또 기업의 차입비용을 상승시켜 실적을 압박해 주가에 하방 압력을 줄 수 있다. 미 국채금리가 상승하는 건 글로벌 경기 호조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박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 압박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시장에 퍼지고 있다.
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안 실행과 대규모 인프라스트럭처 투자안 발표에 따른 재정적자 확대로 국채 발행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채권 발행 물량이 늘어나 채권 가격이 떨어지면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우려다.
월가 일부에선 이번 증시 하락을 환영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연초부터 숨 가쁘게 상승세를 이어왔던 만큼 조정이 필연이라는 이유에서다. 자산운용사 파밀러앤드워싱턴의 마이클 파 회장은 “시장이 하락을 겪는 건 정상이다. 패닉에 빠질 이유가 없다”며 “10% 정도 내려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월가에선 3~5% 증시 조정이 일어날 수 있다는 관측과 함께 국채금리의 심리적 저지선을 2.9~3.0%로 보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미국 경기와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높아 일시적 조정에 무게가 실린다고 CNBC방송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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