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에 공장지어 일자리 만들라” 車 빅3에 노골적 요구

‘국경세 폭탄’ 엄포 이어 연일 글로벌기업 압박
도요타 “6억달러 투자해 10% 증산” 즉각 화답
‘美 우선’ 넘은 ‘유일주의’ 기류에 곳곳서 우려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넘어 ‘미국 유일주의(Only America)’ 우려까지 낳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거침없는 행보가 ‘무역’에 이어 ‘일자리’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핵심 무역협정을 폐기한 데 이어 취임 5일 만에 미 자동차 업계를 만나 공장 설립과 일자리 창출을 요구한 것은 물론 해외 업체들까지 압박하고 나섰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내 일자리 창출 압박은 자동차를 넘어 다른 제조업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일본·중국의 주요 기업이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으로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피아트크라이슬러(FCA) 등 미 자동차 빅3의 최고경영자(CEO)를 불러 “미국에서 더 많은 자동차가 생산되고 더 많은 직원이 고용되기 바란다”면서 “미국에 더 많은 자동차 공장을 건설해달라”고 신규 공장 설립을 주문했다. 그는 면담에 앞서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도 “빅3 CEO와 미국 내 일자리에 대해 의논할 것”이라며 “새 공장들을 미국에 짓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전날 벨과 록히드마틴, 다우케미칼 등 12개 대기업 CEO들과의 조찬 회동을 통해서도 “여러분이 할 일은 미국에 머무는 것”이라며 “기업들이 외국에서 만들어 들여오는 제품에는 막대한 국경세를 부과하겠다”고 한 데서 한발 나가 자동차 업체들에는 노골적으로 “미국에 공장을 짓고 일자리를 만들라”고 요구한 것이다.

그는 자동차 업계 CEO들에게 “미국에 공장을 지으면 규제를 축소하고 세금 혜택을 줘서 사업이 훨씬 매력적이 되게 하겠다”는 당근도 함께 제시했다. 이에 대해 3사 CEO들은 연비 규정 완화 등을 건의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인 규제 완화 방안을 제시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세르조 마르키온네 FCA 대표는 면담 후 “트럼프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어떤 규제를 없앨지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이들 자동차 3사는 이미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시절 각각 7억~10억달러의 투자와 일자리 창출 계획을 밝힌 바 있어 이번 면담에도 불구하고 당장 미국 내 추가 투자계획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곧바로 반응한 것은 다름 아닌 일본 최대 기업이자 폭스바겐에 이어 지난해 세계 자동차 시장 2위를 차지한 일본의 도요타다. 24일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을 향해 자동차 수출 등에 있어 불공정 무역국이라고 비난하자 일본 최대 자동차 회사인 도요타는 이날 미 인디애나주의 프린스턴 공장에 “6억달러를 투자해 생산량을 10% 늘리고 일자리도 400개를 늘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도요타는 미국 내 추가 투자계획을 공개하며 기존 공장에서 5,000명가량의 직원을 고용하며 연간 40만대의 차량을 생산하고 있다는 점도 부각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에 기다렸다는 듯 일본 최대 기업이 준비한 투자계획을 제시하며 미일 관계 개선을 모색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정부의 정책들이 ‘미국 우선’을 넘어 ‘미국 유일주의’로 흐르자 미국 내 우려의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싱크탱크인 우드로윌슨센터의 에런 데이비드 밀러 부회장과 리처드 소콜스키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수석연구원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공동 기고문을 싣고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들과 지금까지 취한 행동을 볼 때 “트럼프의 접근은 미국 우선이라기보단 미국 유일”이라고 분석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해외에서 보호무역주의와 심한 배타성에 기반을 둔 근육 과시의 국수주의를 추구한다”며 “고립주의 접근은 결국 미국의 이익을 해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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