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릴 때 이자는 낮게, 저축할 때는 높게

 

복리는 재테크와 재정설계를 할 때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은퇴투자를 할 때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세제혜택 부분과 함께 가장 중요한 재정적 개념 중 하나다. 때로 다른 어떤 요인들보다 가장 중요한 개념이라고 할 수도 있다.

복리 개념을 사용할 때 이해하고 있어야 할 연율 즉 연간 이자율이 있다. 그런데 이 연율에는 실은 두 종류가 있다. 아마 더 자주 보았을 수 있는 APR(annual percentage rate)이 있고 APY (annual percentage yield)라는 것이 있다. 때로 혼용해서 쓸 수도 있지만 둘 사이의 차이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는 전제 하에 사용해야 하고 사용되어야 불필요한 불이익의 초래를 막을 수 있다. 이 같은 연율의 차이는 투자와 저축에 있어서는 수익의 차이를 융자에 있어서는 상환액에서의 차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복리란 무엇인가? =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많이 숙지하고 있을 것이다.

이자에도 이자가 붙는다는 뜻으로 원금과 발생한 수익 전체에 대해 이자가 발생하는 것이다. 복리를 어떻게 적용하는가에 따라 투자 및 이자 수익이 달라질 수 있고 상환해야 할 융자 부담이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복리 개념 자체보다는 이것이 특정 투자나 융자에서 어떻게 적용되는가를 잘 분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금융기관들은 보통 자신들이 유리한 방식으로 이자를 주기 때문에 이것이 APR인지 APY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혹은 복리를 어떻게 적용하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APR과 APY = 일반적으로 APR은 해당 1년간의 복리 적용을 반영하지 않은 연율이다. 반대로 APY는 해당 1년간 그 1년 안에 적용된 복리를 반영한 연율이다.

조금 혼란스러울 수도 있는 이 미세한 차이는 실은 투자자나 융자를 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중요한 차이로 이어질 수 있다. 수학적 공식이 있지만 공식을 보는 것보다 실제 예를 들어서 이해해보자.

크레딧카드를 예로 보자. APR이 12%인 카드가 있다. 이는 다른 말로 매달 1% 이자가 붙는다는 뜻이다.

이자를 복리로 계산하기 이전이다. 매달 1%라고 생각했다가 나중에 이보다 이자가 많이 붙은 것 같다는 경험을 할 수 있는데 이는 APY 때문이다.

일반적 연율인 APR은 12%이라서 월 이자가 1%이지만 실제 이자를 계산할 때는 월별 1% 이자를 복리 적용한 APY로 계산하게 된다.

이렇게 하면 실제 연률은 12.68%가 된다. 카드의 잔금을 1개월만 갖고 간다면 연율 12%에 따라 이자를 내겠지만 이를 1년동안 계속 갖고 간다면 결국 12.68%의 이자를 내게 된다는 뜻이다.

매달 쓰고 갚는 금액이 달라질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이때 지불하는 금액은 단순 연률인 APR이 아니라 복리 연율인 APY일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 입장 = 소비자로서 돈을 빌리는 입장에서 이를 좀 더 생각해보자. 소비자 입장에서는 늘 돈을 빌릴 때 가장 낮은 이자를 원한다.

두 가지 연율의 차이를 살펴보려고 할 때 염두에 둬야 하는 것은 받은 이자가 복리를 어떻게 반영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모기지 이자의 경우도 받은 이자가 낮아도 실제 어떤 이자를 받았느냐에 따라 돈을 더 내게 될 수도 있다. 은행이 이자를 줄 때는 보통 APR로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숫자는 복리를 반영하지 않은 숫자다.

복리를 6개월마다 혹은 분기별로 혹은 월별로 적용할 수 있지만 APR은 이 같은 복리 적용 방식을 반영한 수치가 아니다.

위에서 보는 것처럼 5% 이자를 받았다고 해도 복리 적용 단위에 따라 실제 지불하는 이자가 달라진다. 이 차이는 미미해 보이지만 15년 30년이 쌓이면 큰 차이로 나타날 수 있다.

복리 적용 단위는 해당 융자나 융자기관 등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APR만 보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APY가 어떻게 산출되는지 역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이 같은 차이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때가 의외로 많다. 융자를 하거나 카드를 고를 때 복리 단위와 연율의 차이를 알고 비교 검토할 수 있다면 선택에 도움이 될 것이다.

금융기관의 입장 = 어쩌면 당연한 것이겠지만 소비자와 돈을 빌려주거나 이자를 주는 입장은 서로 반대쪽에 있다.

소비자는 주는 이자는 낮게 받는 이자는 높게를 원하지만 거래 반대쪽에 있는 금융기관은 받는 이자는 높게 주는 이자는 낮게 하기를 원한다.

그래서 소비자에게 이자를 제시할 때 자신이 유리한 쪽에서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복리 적용 단위 등에 대해 속이거나 공개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일차적인 제시에서 주는 이자는 복리를 반영한 APY를 받는 이자는 복리를 반영하지 않는 APR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볼 수 있다. 줄 때는 더 높게 나오는 APY로 받을 때는 더 적게 보여줄 수 있는 APR로 제시하는 것이다. 이 양자의 차이를 인지하고 비교해 선택하는 것은 소비자의 몫이 될 것이다.

결론 = 융자를 하려 하거나 저축계좌 CD 등을 통해 이자 수익을 받으려고 한다면 이 같은 연율의 차이를 알고 있을 필요가 있다. 이자를 주는 입장인가 받는 입장인가에 따라 다른 연율로 제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알고 있다는 것은 결국 비교할 때 같은 이자를 비교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교하면서 한쪽은 단순 연율을 다른 쪽은 복리 연율로 제시된 것을 비교하는 것은 같은 이자를 비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켄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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