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폭탄’ 미국에 ‘부메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비용 마련 방안으로 밝힌 멕시코 대미 수출 무역 관세 20% 적용 방침이 결국 미국 서민들에게 타격을 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26일 브리핑을 통해 멕시코 정부가 국경 장벽 건설 비용을 부담하지 않으면 무역 관세 20%를 부과해 비용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관세 부과에 따른 국내 경제 상황이나 물가 상승 등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다.

멕시코의 대미 수출 규모는 연 평균 약 3000억 달러에 달하고 있다. 상무부 산하 국제무역행정국(ITA)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5년 멕시코의 대미 수출 규모는 2964억 달러가 넘었다. 여기에 20% 관세를 부과하면 약 593억 달러의 세수가 증가한다. 200억~250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는 장벽 건설 비용은 충분히 마련할 수 있는 금액이다.

더구나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 외에 중국에도 관세를 45%까지 인상할 수 있다고 경고한 상태다. 중국의 대미 수출 규모는 2015년 기준 4800억 달러에 달하고 있다. 45% 관세면 2100억 달러가 넘는다.

그러나 이 같은 관세 부과는 곧 미국의 소비자와 기업들에게 고스란히 부담이 전가된다는 것이 언론과 전문가들의 경고다. 뉴욕타임스는 27일 “관세 인상 정책이 실제로 발효되면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업계는 소매”라고 지적했다. 관세 부과에 따른 제조 수익 균형을 맞추기 위해선 결국 소비자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CNN도 이날 “트럼프 정부의 멕시코 관세 인상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위반하는 일”이라며 “멕시코는 이에 대한 합법적 대응으로 WTO에 미국을 제소할 수 있고, 또 보복 차원에서 멕시코로 수출되는 미국 제품에 똑같은 규모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워싱턴타임스도 “폐쇄적인 중국 정부의 특성을 감안하면 45% 관세에 대해 같은 방식으로 미국의 대중국 수출품 관세를 올릴 수 있고, 심지어 미국의 대중국 투자 사업도 지금보다 더 규제가 까다로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정부는 멕시코 등지로 공장을 옮기려는 미국의 기업들을 위협해 미국에 공장을 운영하도록 강요하고 있지만 하나의 제품을 완성하기 위해 필요한 부품들은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즉, 자동차의 경우에도 미국 공장에서 완성품을 제조한다고 해도 부품들은 역시 멕시코를 비롯한 외국으로부터 수입해야 하는데, 이들 부품에 대한 관세가 오르게 되면 결국 전체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고 이를 구매하는 미국의 소비자들은 지금보다 더 비싼 가격으로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 자동차뿐 아니라 의류, 식품 등 모든 분야에 해당된다.

이 때문에 업계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국경 장벽 예산 마련 대안은 결국 미국 국민들로부터 돈을 걷어 시행하겠다는 생각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데이비드 프렌치 전국소매연맹 부회장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관세 20% 정책은 결국 우리 국민들에게 20%의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 정부로부터 추후 장벽 비용을 돌려받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그의 관세 정책은 지금 납세자들로부터 돈을 걷어 장벽을 세우고 나중에는 그 비용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동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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