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세 근육 붙은 달러···강한 달러의 귀환

  • 美 대기업 “법인세 인하 혜택 받자”
  • 내년 4,000억弗 해외 이익금 송금
  • 경기부양책 맞물려 ‘강달러’ 예고
  • 연준 금리인상 횟수 늘릴 가능성도
  • 일각에선 “달러화, 수년째 고평가 평균치 올해보다 하락할수도” 관측

 

[서울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31년 만에 최대 규모로 단행한 세제개편으로 내년 초 달러화 강세로 외환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애플·구글 등 미 대기업이 해외에 쌓아둔 막대한 이익금의 본국 송환에 대한 감세 조치에 힘입어 내년 중 최대 4,000억달러(약 431조원)가 미국으로 돌아오면서 달러 수요가 일시적으로 폭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규모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로 ‘트럼프노믹스’에 속도가 붙으면서 미 경제성장 속도가 가팔라질 것이라는 점도 ‘강달러’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다만 수년째 저평가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가 내년 이후 본격 회복되면서 내년 전반에 걸쳐서는 달러화가 상대적 약세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주 의회를 통과한 세제개편안에 따라 미 대기업의 해외 유보금에 일시적 감세 혜택이 주어지면서 내년 초 ‘달러화의 귀환’이 외환시장을 뒤흔들 수 있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정부는 미국 기업들의 국내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해외 수익을 본국으로 송금할 때 적용하는 세율을 당초 35%에서 12~15.5%로 대폭 인하하기로 한 바 있다. 미국의 다국적기업들이 해외에 쌓아둔 이익잉여금은 정확히 산출되지 않았지만 1조달러에서 많게는 3조달러대의 천문학적 규모로 추정된다. 감세 조치에 따라 본국으로 환류될 자금 규모에 대한 예측은 엇갈리지만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내년에만도 2,000억달러에서 최대 4,000억달러가 미국으로 돌아올 것으로 내다봤다.

WSJ에 따르면 지난 2004년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기업의 해외 유보금에 대한 일시적 감세 조치를 시행하자 3,120억달러가 본국으로 유입됐으며 당시 기업들이 송금을 위해 해외 이익금을 달러로 바꾸는 수요가 늘면서 16개국 주요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 지수가 13%나 급등했다. BoA는 과거 사례 등을 고려할 때 유로 대비 달러화 가치가 내년 1·4분기에만도 7% 이상 오르면서 현재 1유로당 1.186달러 수준인 환율이 1.10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트럼프 정부의 추가 경기부양책이 미국 성장률을 추가로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달러화 강세 전망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미 언론들에 따르면 내년 1월 미 의회는 재정지출 상한선을 올리고 올해 재해지역 복구 지원을 위해 810억달러(약 87조원) 규모의 예산안을 제출할 예정이며 트럼프 대통령도 1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골드만삭스는 내년 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0.3%포인트 상향 조정했으며 노무라증권은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를 근거로 내년 성장률 전망을 0.7%포인트 높였다.

예상보다 경제성장 속도가 가팔라지면 연준이 금리 인상 횟수를 늘릴 가능성도 커진다. 연준은 앞서 13일 내년 금리 인상 횟수를 세 차례로 예상하는 한편 감세조치가 경기과열을 조장해 긴축속도를 앞당길 방아쇠가 될 수 있다고 암시한 바 있다. 금리 인상폭이 커지면 달러화 가치는 더 오를 수밖에 없다.

다만 일각에서는 수년째 저평가된 유로존 경제가 내년 이후 본격 회복하면서 달러 가치가 내년 전반으로는 상대적 약세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011년 이후 달러화는 유로·엔 등 주요 통화에 비해 고평가된 측면이 있고 트럼프 대통령이 달러 약세를 선호하는 성향이 강해 내년 평균으로는 달러 가치가 올해보다 하락할 것이라는 관측이 여전히 금융시장에 팽배하다. 유럽중앙은행(ECB)이 내년에 통화완화 정책을 종료하면 상대적으로 유로화 가치가 부각될 가능성도 높다. 닉 갓사이드 JP모건자산운용 채권담당 최고투자책임자는 “달러화가 조금 더 오를 것으로 보고 포지션을 잡았지만 전반적으로는 유로화가 더 나을 것으로 보여 달러 비중을 줄여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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